인공지능(AI)이 신입 사원의 ‘학습용 직무’를 먼저 흡수하면서 청년들이 숙련을 형성할 기회 자체가 박탈되는 ‘경력의 종말’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실업률 문제를 넘어 국가 인적 자본의 핵심인 청년층의 성장 경로가 구조적으로 파괴되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지금 당장 국가적 차원의 전략적 개입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 변화를 일시적인 경기 변동이 아닌 노동 시장의 ‘운영 체제(OS)‘가 바뀌는 근본적 전환기로 정의하고, 단기적인 일자리 개수 확보를 넘어선 거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특히 생애 초기 경력 형성 실패가 향후 15년 이상의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상흔 효과(Scarring Effect)‘를 고려할 때, 2030년까지의 향후 5년은 무너진 경력 인프라를 재설계하고 새로운 사회계약을 맺어야 할 골든타임이 될 것이다.

사진: Unsplash의Erik Mclean

인공지능 시대, 기술 실업을 넘어 ‘경력의 종말’로

인공지능 기술의 폭발적 진화는 인류에게 전례 없는 생산성 혁명을 약속하고 있으나, 노동 시장의 진입 계층인 청년 세대에게는 ‘경력 사다리의 실종’이라는 실존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과거의 기술 진보가 단순 반복 노동을 대체하며 새로운 숙련 수요를 창출했다면, 현재의 생성형 AI는 지식 집약적 산업의 ‘진입 지점’ 직무 자체를 증발시키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실업률의 변동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담보하는 청년층의 경력 자본 축적 경로가 구조적으로 파괴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AI 도입은 고숙련 노동자의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반면, 저숙련·신입 노동자의 일자리는 우선적으로 대체하는 ‘연공 편향적 기술 변화(Seniority-biased Technological Change)’ 양상을 띠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감소한 청년층 일자리 약 21.1만 개 중 98.6%에 달하는 20.8만 개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반면, 동일 업종 내 50대 이상 장년층 고용은 14.6만 명 증가하며 세대 간 고용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는 기업이 신입 사원을 채용하여 교육하는 ‘훈련 비용’을 지출하는 대신, AI를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기존 숙련 인력의 업무 범위를 확장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AI는 신입 사원의 ‘학습용 직무’를 가장 먼저 흡수함으로써 청년들이 조직 내에서 숙련을 형성할 기회 자체를 박탈하고 있다.

<표 1. AI 노출도에 따른 연령별 고용 변동 추이 (2022-2025)>

출처: 한국은행, 2025.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연공편향(seniority-biased) 기술변화를 중심으로

출처: 한국은행, 2025.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연공편향(seniority-biased) 기술변화를 중심으로

글로벌 고용 시장의 신호 또한 암울하다. IDC와 Deel(2025)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의 66%가 AI 도입 및 자동화 영향으로 향후 신입 채용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유럽 시장의 경우, 2025년 1분기 기준 전체 채용 공고 중 신입 직무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5년 평균 대비 45% 급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4년제 대졸 학사 및 석사 학위 보유자에게서 두드러지는 ‘U자형’ 대체 패턴을 보인다. 생성형 AI가 텍스트 요약, 데이터 기초 분석, 코드 작성 등 과거 신입 사원들이 수행하며 직무를 익히던 ‘기초 인지 과업’을 인간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때문이다. 스탠퍼드 디지털 경제 연구소의 2025년 보고서는 AI 노출도가 높은 직종에서 22~25세 초기 경력자의 고용이 대조군 대비 13% 감소했음을 실증적으로 입증했다.

청년기 첫 직장 진입의 지연은 단순한 개인의 불운을 넘어 국가 전체의 ‘상흔 효과(Scarring Effect)‘로 이어진다. 생애 초기 단계에서의 경력 형성 실패는 향후 10~15년 이상의 임금 수준과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세계경제포럼은 AI로 인해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7억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 전망하면서도, 동시에 9,200만 개의 직무가 소멸할 것으로 예측했다. 문제는 창출되는 일자리는 ‘초고숙련’을 요구하는 반면, 소멸하는 일자리는 청년들의 ‘진입용 일자리’라는 점이다.

이러한 불일치는 장기적으로 국가 전체의 인적 자본 질을 저하시키며, 잠재성장률 하락의 원인이 된다. OECD는 2025년 보고서에서 노동 시장 진입에 실패한 청년층의 증가가 사회적 신뢰 자본의 붕괴와 부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으로 보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청년 실업률이 1%p 증가하면 잠재 성장률은 0.2%p 하락하며, 한국개발연구원은 사회적 신뢰 10%p 하락하면 경제성장률은 0.8%p가 하락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AI 시대의 청년 고용 위기는 일시적인 경기 변동이 아닌 노동 시장의 근본적인 ‘운영 체제’가 변함에 따라 발생하는 구조적 재난이다. 따라서 우리는 단순히 ‘일자리 개수’를 늘리는 복지 차원의 접근을 넘어, 무너진 경력 사다리를 재설계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적 개입을 서둘러야 한다.

청년 고용 위기는 미래 국가의 위기와 동의어

인공지능 도입에 따른 고용 구조의 변화는 노동 시장 내 ‘내부자-외부자’ 격차를 심화시킨다. 숙련된 기성세대는 AI를 보조 도구로 활용하여 생산성을 방어하며 노동 시장에 잔류하는 반면, 숙련 형성 기회를 박탈당한 청년층은 진입 자체가 차단되는 ‘고용 고착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진입 장벽의 강화는 사회 이동성의 급격한 저하를 초래한다.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자녀의 교육과 AI 리터러시 수준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공정한 ‘경력 사다리’가 사라진 사회는 계층 고착화가 가속화된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의 사회 이동성 지수는 지난 2년간 평균 4.2% 하락했으며, 이는 청년층의 초기 노동 시장 진입 실패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경제적 관점에서 청년 고용 위기는 국가 전체의 유효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생애 주기 가설에 따르면, 청년기의 소득 형성은 자산 축적과 미래 소비 지출의 기반이 된다. 그러나 초기 경력 형성의 실패로 인한 소득 절벽은 청년층의 구매력을 약화시켜 내수 경제의 활력을 저하시킨다.

또한, 자산 형성 기회의 불평등은 빈부 격차를 확대한다. 자본 수익률이 노동 소득 증가율을 상회하는 경제 구조 내에서, 노동 시장 진입이 늦어진 청년 세대는 자산 형성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 이는 지니 계수의 상승으로 나타나며,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청년층이 반복적으로 구직에 실패하거나 질 낮은 일자리에 머물게 될 경우, 심리적 기제인 ‘학습된 무기력’ 상태에 빠질 위험이 크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우울감을 넘어, 사회 전체의 활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 구직 단념자(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증가는 국가가 보유한 인적 자본의 유휴화를 의미한다.

더 나아가, 이는 사회적 신뢰 자본의 붕괴로 연결된다. “노력하면 보상받는다"는 사회적 계약이 파기되었다고 느끼는 청년 세대는 국가 제도와 공동체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 이는 사회 통합 지수의 하락과 정치적 극단화라는 부작용을 낳으며, 향후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발생시킨다.

청년 고용 위기는 다섯 가지 거시적 관점에서 상호작용하며 복합적인 위기 구조를 형성한다.

<표 2. STEEP(사회, 기술, 경제, 환경, 정치) 프레임워크 기반 청년 고용 위기 진단>

복지로서의 일자리에서 ‘경력 인프라’로

기존의 청년 고용 정책은 주로 기업에 채용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청년에게 직접 수당을 제공하는 ‘사후적 구제’ 방식에 치중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이 신입 사원의 직무를 원천적으로 대체하는 상황에서, 보조금은 일시적인 고용 유지 효과는 있으나 지속 가능한 경력 형성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국가는 이제 고용을 개별 기업의 선택에 맡기는 복지 대상이 아닌, 도로·철도와 같은 ‘경력 인프라’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즉, 일자리의 ‘개수’를 늘리는 방식에서 탈피하여, 청년이 사회 진입 단계에서 필수적인 숙련을 쌓고 상위 직무로 이동할 수 있는 ‘구조적 통로’를 ‘재설계’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경력 인프라를 지탱하는 네 가지 전략적 기둥을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노동 시간: 산업 사회의 ‘근면 성실’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청년층을 위한 진입 슬롯을 확보한다. 혁신 역량이 중요한 지식 사회에서 과도한 근로 시간은 생산성을 저해하며, 시간적 여유는 성실한 실패와 무모한 도전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된다. 참고로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에 해당하는 영국의 노동법은 러다이트 운동 직후 19세기 초에 만들어졌다. 이후 유럽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70여시간에서 40시간 이하로 줄었다.

소유권: 알고리즘 관리에 의한 노동의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 ‘알고리즘 노동조합’과 ‘알고리즘 사회적 협동조합(Algorithmic Cooperative)‘을 육성한다. 이를 통해 플랫폼 경제에서 법적으로는 자영업자이는 실질적으로는 노동자가 해당 산업의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나 생태계를 구축한다.

교육: 지식 반감기가 짧아지는 환경에 대응하여 교육 체계를 개편한다. 초중고 단계에서는 기술 변화에 쉽게 도태되지 않는, 반감기가 긴 본질적 지식의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교육에 집중한다.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주도할 수 있도록 하며, 새로운 세계관과 메탈 모델 형성을 목적으로 한다. 여기에 더해 미래 역량 교육을 더할 수 있는 교육 체계를 마련한다.

보장: 시장이 일자리를 공급하지 못할 때 국가가 최후의 고용주로서 기능하는 ‘기본 일자리 제도’를 정착시킨다. 이는 단순한 소득 보장을 넘어 청년에게 유효한 경험을 쌓을 권리를 보장하며, 경제 전체의 유효 수요를 확보하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완충 고용 비율(Buffer Employment Ratio) 기제로 작동한다.

AI 시대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국가, 기업, 청년 간의 새로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를 ‘경력 보장 국가’로 정의하며, 각 주체의 역할은 다음과 같이 재정립된다.

국가: 헌법상 근로의 권리를 구체적인 청구권으로 승화시켜, 모든 시민이 최소한의 경력과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공적 시장을 조성한다. 특히 공익적 가치를 창출하는 영역에서 일자리를 설계하여 사회적 부가가치를 높인다.

기업: 알고리즘을 통한 생산성 향상의 혜택을 독점하지 않고, 협동조합 모델이나 디지털 공유재(Digital Commons)를 통해 지역 공동체와 이익을 공유한다. 또한, 청년의 숙련 형성을 사회적 책임의 핵심 과제로 인식한다.

청년: 국가가 제공하는 경력 인프라 위에서 끊임없는 학습을 통해 인공지능 및 디지털 리터러시를 함양하고, 사회 혁신의 주체로서 공공 가치 실현에 참여한다.

이러한 신 사회계약은 일자리를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닌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자산’으로 다룸으로써, 기술 실업의 공포를 사회적 상상력을 통한 도약의 기회로 전환한다.

사진: Unsplash의Vladislav Babienko

사진: Unsplash의Vladislav Babienko

노동 시간 재배분: 일자리 나누기

인공지능 도입으로 개별 노동자의 시간당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시점에서, 노동 시간 단축은 과잉 생산력을 ‘고용의 양적 확대’로 전환하는 핵심 기제이다. 산업혁명 전 근로시간은 지금보다 짧았으며, 가짜 노동만 제거해도 충분히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즉 노동시간을 단축해도 기존의 생산성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

주 32시간제 및 유연 근로 확산과 청년 신규 채용 연계

필자는 실업계 고동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했다, 당시 취직한 회사의 월급은 적지 않았으나, 하루 2교대를 근무했고, 격주로 24시간을 근무하고, 격주로 일요일을 쉬었다. 평균 주당 근무시간은 84시간이었으며 연으로 대략 4,400시간에 달했다. 13세기 영국 성인 남성의 연간 근로 시간은 약 1,440~1,620시간이었으나, 산업혁명기에는 비용 효율 극대화를 위해 3,588시간까지 급증했다. 이후 기술 발전과 인권 의식 확산으로 근로 시간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으며, 현재 지식사회에서는 오래 일하는 것이 오히려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지식사회란 지식의 습득과 체득에 일정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서 농업사회와 산업사회와는 질적으로 달라졌다.

한국 직장인의 약 90%가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직 내 만연한 불필요한 행정 절차나 관행적인 ‘가짜 일’을 최소화해야 한다. 업무 절차를 혁신하여 실제 가치를 창출하는 업무에 집중한다면, 주 32시간(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더라도 전체 생산성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높일 수 있다. 기존 인력의 노동 시간을 단축하여 발생하는 여유 역량을 청년층 신규 채용으로 의무 연계하는 ‘고용 할당형 유연근로제’를 시행한다. 이는 기술적 실업(Technological Unemployment)의 공포를 노동 시장의 외연 확장으로 승화시키는 전략이다.

다만 근로 시간을 일괄적으로 단축시키는 데는 산업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첨단 산업에서의 근로시간 단축이 국가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특히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연구개발의 연속성과 ‘타임 투 마켓(Time-to-Market)‘의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첨단 산업의 핵심인 지식 노동은 단순 투입 시간에 비례하여 산출이 증가하는 선형적 구조가 아니다. 인공지능 시대는 실패는 비용이 아니라 점진적 성공의 개념이며, 이를 위해서는 숙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2018년 세계경제포럼 국가경쟁력 3위인 독일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근로 시간이 가장 적지만, 이는 근로 시간이 많아야 생산성이 높다는 전통적 관념이 깨졌다는 방증이 된다. 첨단 산업에서 적시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조직 구조와 문화 특허 전략 등의 대안적 접근이 필요하며 근로시간을 늘리는 것이 대안이 되지 않는다.

80세 청년이 공존하는 생애주기 노동 모델: ‘점진적 전환’과 ‘숙련 공유’

기존의 정년 제도가 ‘직장으로부터의 단절’을 의미했다면, 미래의 노동 모델은 ‘직무 성격의 점진적 전환’을 지향해야 한다. 이는 장노년층의 빈곤 예방과 청년층의 경력 형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상생 모델이다.

생애주기별 직무 재설계가 필요하다. 60세 이후의 노동을 주 40시간의 고강도 전일제 노동이 아닌, 주 15~20시간의 ‘유연 숙련직’으로 전환한다. 이를 통해 장노년층은 건강 상태에 맞춰 80세까지 노동 소득을 유지하며 사회적 소속감을 가질 수 있다.

장노년층의 암묵적 지식인 현장 노하우와 청년층의 디지털/인공지능 문해력을 교환하는 구조를 설계한다. 고령 노동자는 청년 인턴의 멘토가 되어 경력 자본을 전수하고, 청년은 고령 노동자가 AI 도구를 능숙하게 활용하도록 돕는 역멘토링을 수행한다.

알고리즘 사회적 협동조합은 플랫폼 기술을 활용하여 이동권 취약계층 돌봄이나 지역 서비스 등 공익적 영역에서 장노년층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이는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의 안전망을 강화하는 ‘공공 인프라’ 역할을 수행한다. 알고리즘 사회적 협동조합에 대해서는 뒤에서 더 상술하겠다.

세대 상생형 고용 창출 기업에 대한 조세 지원 및 인센티브 설계

일자리 나누기가 민간 부문에서 지속 가능하게 작동하려면 기업과 가계 모두에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거시적 정책 설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상생 고용 세액 공제 및 재정 지원을 생각할 수 있다.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청년 신규 채용 규모를 늘린 기업에 대해 법인세 감면, 사회 보험료 지원, 공공 조달 가점 등의 혜택을 집중한다. 이는 기업이 초기 채용 및 교육에 투입하는 비용 부담을 국가가 분담하는 ‘경력 인프라 투자’의 일환이다.

노동 시간 단축으로 인한 개별 임금 하락이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 이를 위해 주택 가격 안정, 교육비 및 통신비 절감 등 가계의 필수 지출 항목을 줄이는 정책을 병행하여 저임금-저지출 구조의 안정성을 확보한다.

생산성 기반 보상 체계를 확립하는 것도 필요하다. 물리적 노동 시간이 줄어들어도 혁신과 기술 활용을 통해 전체 산출을 유지하는 기업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한국사회의 성장동력을 좀먹고 있는 임금구조의 이중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와 사회적 합의를 마련해야 한다. 성실한 실패를 용인하고 무모한 도전을 장려하는 환경을 조성하여, 한국사회의 지식 노동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사진: Unsplash의Randy Fath

사진: Unsplash의Randy Fath

소유 구조의 민주화: 플랫폼 협동조합

현대 플랫폼 경제의 확산은 기술적 혁신이라는 명목하에 노동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을 통해 노동 과정 전반을 미세하게 관리하는 ‘디지털 테일러리즘(Digital Taylorism)‘이 자리 잡고 있다. 플랫폼 기업은 알고리즘 관리를 통해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노동자를 감시·평가하며, ‘자율적 개인 사업자’라는 외양 뒤에 ‘알고리즘적 종속’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지배 구조를 은폐한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는 기업이 고용주로서의 책임을 회피하고 사업 위험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보이지 않는 봉건주의’를 구축하는 기반이 된다. 요즘 화두가 된 쿠팡도 이 ‘보이지 않는 봉건주의’에서 멀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플랫폼 협동조합을 들 수 있다. 기술의 소유와 운영 주체를 민주화함으로써 노동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기술 혁신의 혜택이 자본의 독점을 넘어 공동체 전체로 환원되는 ‘디지털 공유재’의 실현을 지향한다.

플랫폼 협동조합의 실질적 방안 중 하나로 알고리즘 노동조합을 들 수 있다. 플랫폼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정보 비대칭성’을 해체하고 노동자의 ‘데이터 주권’을 회복하도록 한다. 노동자가 플랫폼과 상호작용하며 생성하는 방대한 데이터는 플랫폼 가치의 핵심 원천임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정당한 보상 없이 추출되는 ‘보이지 않는 노동’으로 취급된다. 따라서 전통적 노동조합의 기능에 데이터 과학 역량을 결합한 ‘알고리즘 노동조합’을 통해 ‘노동으로서의 데이터(Data as Labor)’ 개념을 정립하고, 정당한 ‘데이터 배당’이나 권리를 요구해야 한다. 이러한 데이터 자산화는 80세까지 노동 시장에 머물러야 하는 고령 노동자에게는 축적된 숙련 데이터를 통한 노후 소득 보장 기제가 되며, 청년 세대에게는 알고리즘의 심리적 유도에 저항하고 자신의 노동 가치를 정확히 인식하게 하는 대항력을 제공한다.

플랫폼 협동조합의 두번째 방안은 디지털 플랫폼을 상인과 노동자가 협동조합으로 만들고 운영하는 형태다. 제조업과 온라인 상인이 모여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만들고, 배달 노동자가 모여 배달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 이들 플랫폼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조직의 거버넌스는 개선과 혁신에 대한 투자 비율을 기존 8:2에서 2:8로 전환하여 혁신 투자 비중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투자 구조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 또한 출범 단계부터 글로벌화를 염두에 둔 시스템 설계와 조직 문화를 정착시켜야 하며, 구독경제 등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이 자본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디지털 공공재 ‘로서 기능하도록 해야 한다.

더 나아가 플랫폼 협동조합은 노동자뿐만 아니라 서비스 이용자, 지역 공동체, 공공 기관이 참여하는 ‘다중 이해관계자’ 모델인 알고리즘 사회적 협동조합(Algorithmic Social Cooperative; ASC)으로 확장된다. ASC는 수익 극대화가 아닌 ‘사회적 가치 극대화’를 목표로 설정하며, 효율성 중심의 매칭을 넘어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인간적 유대와 신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설계한다. 미국의 ‘Driver’s Seat Cooperative’나 콜로라도의 운전자 협동조합(DCC) 사례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여 수익을 최적화하고 공공 정책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상향식 데이터 기관’의 가능성을 입증한다. 이러한 모델은 플랫폼 기술을 단순한 일자리 제공 수단에서 지역사회의 돌봄과 서비스를 연결하는 ‘공공 인프라’로 전환하며, 청년층에게는 가치 지향적 스타트업 창업의 기회를, 고령층에게는 관계 중심의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는 토대가 된다.

선제적 적응: 미래 일자리 기회에 대한 선행적 접근

인공지능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지식의 유효 기간인 지식 반감기가 전례 없이 단축되는 상황에서 교육 시스템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된다. 미래 교육은 단순한 파편적 지식 습득이 아니라 기술 변화의 궤적을 예측하고 교육 과정을 실시간으로 동기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특히 초중고 교육 과정은 유행하는 단기 기술에 매몰되기보다는 기술 반감기가 상대적으로 긴 기초적이고 본질적인 지식의 체계적이며 심도 있는 교육에 집중함으로써, 미래 세대가 기술적 변화에 도태되지 않는 견고한 사고 체계와 미래 역량을 갖추게 해야 한다. 필자는 이를 지식을 넘어선 지혜에 대한 교육으로 주장한다. 지혜는 세상을 보는 지능, 스스로를 보는 지능, 우리를 보는 지능과 실천의 3+1로 구성된다. 이를 암기하기 쉽게 3S + P로 정리했다. System Intelligence, Self Intelligence, Society Intelligence, Praxis Intelligence를 의미한다. System Intelligence을 키우기 위해서는 시스템 사고 역량을 키워야 한다.

시스템 사고란 사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커피산업에 투자해야 하며, 오늘 비행기를 타면 다음 여름이 더욱 더워질 것을 예측해야 한다. 전세 대출 제도는 부동산 가격을 올릴 것을 예측해야 하며, 가자 지구의 폭력은 20년 후 외로운 늑대의 치명적 저항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이를 이해하는 것이 시스템 사고다. 시스템 사고는 방법이지, 사유의 소재가 아니다. 시스템 사고를 위해서는 적절한 소재가 필요하다. 지식반감기가 지수적으로 단축되는 시기에는 지식반감기가 긴 지식을 집중적으로 키워야 한다. 이는 21세기의 정보과부하과 인지과부하를 효율적으로 다루는 접근이기도 하다. 이때 우리 인류가 살고 있는 지구•사회 시스템의 계층으로 지식반감기가 긴 분야를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단 지구•사회 시스템 계층은 물리, 생물, 인간, 사회루 구분할 수 있다. 물리 계층에서 수학, 물리학, 화학 등이, 생물 계층에서 생물학이, 인간 계층에서는 인문학과 예술, 사회 계층에서는 사회학, 경제학, 언어학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2025년 미래 일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과 자동화의 확산 속에서 기업이 요구하는 핵심 역량은 기술적 숙련을 넘어 인간 고유의 인지적·심리적 자질로 이동하고 있다(WEF, 2025a). 지식 사회에서 요구되는 미래 역량은 파편화된 기술 숙련을 넘어, 인공지능과 협업하여 고도의 가치를 창출하는 ‘인간-AI 협업과 이를 총체적으로 조율하는 ‘AI 오케스트레이션(AI Orchestration)’ 능력에 집중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경제포럼의 10대 미래역량 중 비판적사고와 시스템 사고를 키워야 한다.

WEF, Top 10 Workplace Skills by 2030

WEF, Top 10 Workplace Skills by 2030

정보 과잉과 Deep Fake가 일상화되는 일공지능 시대에 비판적 사고는 필수역량이다. 비판적 사고 역량은 디지털 문해력 및 인공지능 문해력의 핵심요소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생성형 AI가 산출한 결과물의 논리적 오류나 편향성을 검증하고, 플랫폼 기업이 독점한 정보의 비대칭성에 매몰되지 않도록 정보의 진위와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알고리즘에 대한 ‘설명 요구권’을 행사하고 인간에 의한 통제(Human-in-control)를 실현하기 위한 필수 전제 조건이 된다. 비판적 사고 역량은 지혜의 3S + P 중 스스로를 보는 지능(Self Intelligence), 즉 메타 인지와 연계된다.

시스템 사고(Systems Thinking)는 개별 기술이나 직무를 독립된 요소로 보지 않고, 기술·노동·사회가 상호작용하는 복잡한 시스템 전체의 맥락을 파악하는 역량이다. 복잡성이 증가하는 미래 사회에서 정책 입안자와 노동자는 다양한 환류와 재귀를 이해하고, 한 영역의 변화가 전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거시적으로 조망하며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시스템 사고 역량은 지혜의 4대 요소 중 세상을 보는 지능에 대응한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무수한 시행착오를 통한 진화의 과정과 닮아 있으므로, 국가는 혁신의 주체인 청년들이 실질적인 경험을 통해 이러한 고등 인지 역량을 형성할 수 있도록 ‘국가 주도 미래 직업 실험구역(Labour Sandbox)’을 운영해야 한다. 지식 사회에서의 생산성과 국가 경쟁력은 무모한 시도와 성실한 실패에 대한 사회적 관용에서 비롯되며, 이는 시스템 내부의 안정적인 생존을 보장하는 시간적 여유와 맞물려 있다. 실험구역 내에서 청년층이 인공지능/디지털 문해력뿐만 아니라 비판적 관점에서 기술을 감사(Audit)하는 능력을 함양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혁신 역량이 다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의 자양분이 되도록 지원하는 거버넌스 정착이 시급하다 .

마지막으로 지식 주기의 단축으로 인한 전통적인 학위 중심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마이크로 자격증 기반의 유연한 경력 전환 생태계를 구축한다. 마이크로 자격증은 노동자가 시스템 사고와 비판적 사고 같은 고난도 직무 역량을 신속하게 인증받고 시장의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하게 함으로써,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실업 위험을 최소화하고 유연한 경력 이동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학습, 일, 창업이 전 생애에 걸쳐 순환되는 생력 생태계를 조성하여 지식 사회의 생산성을 극대화한다. 결국 기술 미래 사회의 경쟁력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주체적으로 통제하고 오케스트레이션할 수 있는 인간의 창의적 지혜와 사회적 상상력에 달려 있다.

사진: Unsplash의Eric Prouzet

사진: Unsplash의Eric Prouzet

최후 보루로서의 고용: 기본 일자리 제도

인공지능 시대의 고용 위기는 단순한 일자리 개수의 부족을 넘어 인간이 노동을 통해 사회적 존재 가치를 확인하고 숙련을 형성하는 경로 자체가 차단되는 근본적인 위기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제안되는 기본 일자리 제도는 국가가 최후의 고용주로서 기능을 수행하며, 일자리를 원하는 모든 시민에게 사회적으로 유용한 일자리를 보장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이는 기본소득이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소득 보전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일을 통한 학습과 관계 형성, 그리고 자아실현이라는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데 그 목적을 둔다. 핀란드의 기본소득 정책 실험 결과에서 나타났듯 소득 보전이 삶의 만족도는 높일 수 있으나 고용 개선이나 사회적 참여로 직접 이어지지 못한다는 점은, 소득 이전에 ‘일’이 있어야 한다는 기본 일자리 제도의 타당성을 뒷받침한다.

기본 일자리 제도는 시장경제 시스템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단순한 복지 정책이 아니라, 인적 자본의 유휴화를 막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인프라 투자이다. 특히 청년층에게 제공되는 기본 일자리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원칙에 따라, 그들이 사회 진입 초기에 필수적인 직무 경험과 역량을 쌓을 수 있는 ‘경력 안전망’ 역할을 수행한다. 청년 세대가 적절한 일자리를 경험하지 못해 숙련 형성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국가 전체의 생산성과 잠재성장률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 제도는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80세까지 사회적 참여를 지속해야 하는 활동적 노인층에게도 품위 있는 노동과 소득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노인 빈곤 문제와 사회적 고립을 동시에 해결하는 기제로 작용한다.

경제적 관점에서 기본 일자리 제도는 현대 화폐 이론의 핵심인 완충 고용 비율(Buffer Employment Ratio) 기제를 통해 거시 경제의 안정성을 도모한다. 민간 시장의 고용이 위축될 때 정부가 기본 일자리를 통해 유휴 인력을 흡수함으로써 유효수요를 확보하고, 반대로 경기가 과열되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을 때는 인력을 다시 민간 부문으로 이전시켜 물가를 안정시키는 앵커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는 다음과 같은 수식으로 표현될 수 있으며, 국가 전체 고용 대비 기본 일자리 고용의 비중을 통해 경제의 유연성과 복원력을 관리함을 의미한다.

기본 일자리가 창출되어야 할 구체적 영역은 사익을 추구하는 민간 기업이 비용 효율성 문제로 외면하기 쉬운 사회적 필요 영역에 집중된다. 구체적으로는 고령화 사회의 돌봄 서비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환경 보호 및 에너지 전환 사업, 지역 재생을 위한 사회적 서비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지식 사회로의 전환과 맞물려 청년층이 알고리즘 노동조합, 알고리즘 사회적 협동조합에 활동에 참여하거나 디지털 공공재를 관리하고 인공지능/디지털 문해력을 사회적으로 확산하는 ‘디지털 공공 가치 창출’ 업무를 기본 일자리로 설계함으로써, 기술 혁신의 성과를 공동체 전체가 향유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기본 일자리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헌법 제32조에 명시된 근로의 권리를 국가에 대한 실질적인 행위 청구권으로 승화시키는 법적·제도적 혁신이 필요하다. 이는 국가가 단순히 완전 고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선언적 규정을 넘어, 개별 시민이 국가에 일자리를 요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또한 성실한 실패를 포용하고 무모한 도전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기본 일자리가 단순 반복 노동이 아닌 창의적이고 지식 집약적인 활동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기본 일자리 제도는 AI로 인해 일자리가 증발하는 시대에 청년에게는 ‘첫 번째 기회’를, 장노년에게는 ‘지속 가능한 품격’을 보장함으로써 세대 간 단절을 극복하고 사회 통합을 달성하는 새로운 사회계약의 완성점이 될 것이다.

사진: Unsplash의Zanyar Ibrahim

청년에게 ‘첫 기회’를 다시 주는 사회

인공지능이 노동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현재,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고용 지표의 변동이 아니라 청년 세대의 사회 진입로인 ‘첫 직장’의 구조적 증발이다. 생성형 AI는 과거 신입 사원이 수행하며 직무를 익히던 기초 인지 과업을 신속하게 대체하며, 청년들이 조직 내에서 숙련을 형성하고 경력 사다리를 오를 기회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산업 사회의 낡은 노동 패러다임을 혁파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기술 진보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사회적 상상력을 발휘할 것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우리는 이제 일자리를 생계 유지를 위한 사후적 복지(Welfare)의 대상으로 보는 관점에서 탈피하여, 국가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적인 ‘경력 인프라’이자 선제적 투자로 재정의해야 한다. 일자리는 경제적 보상을 넘어 인간이 학습하고 자아를 실현하는 인격 성숙의 장이며, 특히 청년기의 초기 경력은 국가 전체의 잠재성장률을 결정하는 핵심 인적 자본이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사회적 경험을 얻을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의 엔진을 꺼뜨리는 것과 같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 손실뿐만 아니라 사회적 신뢰 자본의 붕괴라는 막대한 비용을 초래한다.

다만, 본 보고서에서 제안한 전략들이 실제 정책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현실적 한계와 제약을 극복해야 한다. 우선 국가가 최후의 고용주 역할을 수행하는 기본 일자리 제도는 막대한 국가 예산을 필요로 하기에 재정 건전성 악화와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우려를 낳을 수 있다. 또한 주 32시간제와 같은 노동 시간 단축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첨단 산업 분야에서 연구의 연속성을 저해하고 ‘타임 투 마켓(Time-to-Market)’ 경쟁력을 일시적으로 약화시킬 위험이 존재한다. ‘디지털 공유재’를 지향하는 플랫폼 협동조합 역시 자본력과 데이터를 독점한 거대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며, 업종별 특성에 따른 정책 적용의 비대칭성과 세대 간 보상 체계 갈등 또한 사회적 합의를 어렵게 만드는 실질적인 제약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한계점들은 정책의 폐기가 아닌 정교화를 위한 의제로 다루어져야 한다. 국가는 헌법상 근로의 권리를 구체적인 행위 청구권으로 승화시켜, 모든 시민이 나이와 상관없이 사회에 기여하고 보상받을 수 있는 ‘경력 보장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제안된 주 32시간제 기반의 일자리 나누기, 데이터 주권을 회복하는 플랫폼 협동조합 육성, 고등 인지 역량 중심의 교육 체계 개편, 그리고 사회적 필요 영역에서의 기본 일자리 제도 정착은 상호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미래 세대를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의 토대를 형성할 것이다.

결국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는 기술이 인간을 소외시키는 ‘보이지 않는 봉건주의’가 아니라, 기술을 주체적으로 통제하여 모든 시민에게 ‘첫 번째 기회’와 ‘지속 가능한 품격’을 부여하는 사회이다. 청년의 경력 사다리를 복원하는 것은 단순히 한 세대를 돕는 시혜가 아니라, 인류가 기술적 특이점을 넘어 인간다움을 지키며 공생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생존 전략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개연성 있는 미래의 제약을 넘어선 담대한 사회적 상상력이며, 그 상상력이 구체적인 정책과 제도로 구현될 때 비로소 우리는 기술 혁신이 모두의 축복이 되는 진정한 지식 사회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