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 워싱턴DC 의회가 로보택시 회사에 신청비·허가비·주행거리세를 물리는 법안을 심의 중이다
• 세금이 아니라 ‘누구를 위한 도시냐’를 둘러싼 노조·웨이모·우버 3자 갈등이 핵심이다
• 한국도 자율주행 상용화가 다가오면 같은 질문 — 일자리 충격 재원을 누가 대는가 — 을 피할 수 없다
청구서부터 내밀었다 — DC가 로보택시에게 물은 것
신청비 100만 달러, 허가비 500만 달러. 둘 다 돌려받지 못한다. 여기에 마일당 15센트짜리 세금이 더 붙는다.
워싱턴DC 의회 교통환경위원회가 2026년 7월 13일 연 공청회에는 81명의 증인이 17개 패널로 나뉘어 참석했다. 심의 대상은 “자율주행차 배치 허가 개정법(Autonomous Vehicle Deployment Authorization Amendment Act of 2026)“이다. 찰스 앨런 의원이 브룩 핀토·매튜 프루민 의원과 함께 5월에 발의했다.
법안의 핵심은 액수가 아니라 설계 의도에 있다. 위 비용은 로보택시가 도시를 조정된 공공 자원으로 쓸지, 기업들이 각자 굴리는 파편화된 차량 함대로 둘지를 가르는 도구로 제시됐다. 한국도 레벨4 자율주행 상용화 시점이 다가오면서 택시·화물 운수 노동시장 충격을 어떻게 흡수할지 같은 질문을 곧 마주하게 된다.

마일당 15센트, 빈 차 순회를 겨눈 숫자
법안이 부르는 이름은 “자동화세"이지만 실제 조문은 VMT세, 즉 주행거리세다. 로보택시가 승객 없이 도시 블록을 도는 이른바 ‘좀비카’ 운행이나 요금을 늘리려는 우회 주행을 억제하려는 설계다.
세수는 두 갈래로 나뉜다. 대중교통 보조금과, 일자리를 잃을 위험이 큰 택시·라이드셰어 기사를 위한 재취업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신청비 100만 달러와 허가비 500만 달러가 별도로 얹힌다. 두 비용 모두 승인 여부와 무관하게 돌려받지 못한다.
시행 시점도 못박았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상업 서비스는 2028년 1월 전에는 시작할 수 없고, 그때까지 운행 대수는 200대로 묶인다. 운행 범위도 DC 시내로 한정돼 메릴랜드나 버지니아로는 넘어가지 못한다.
노조는 샌프란시스코를 가리키고, 웨이모는 일자리를 약속했다
법안을 둘러싼 전선은 노동 대 자본이라는 단순한 구도가 아니다. 티미스터·32BJ SEIU·미국교통노동조합 등은 공청회 전 시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들이 근거로 든 것은 샌프란시스코다. 웨이모가 그곳에서 20개월 만에 라이드셰어 시장의 약 30%를 흡수했고 자율주행차가 들어선 대부분 도시에서 기사 임금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웨이모는 반대로 규제 확실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 회사 정책 담당자는 의회가 명확한 규칙을 정해준다면 현지 인력을 지금의 “수십 명” 수준에서 “수백 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셋째 축은 뜻밖에도 우버다. 우버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웨이모에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넘겨주는 셈이라며 반대한다. 자율주행차 한 대가 운전기사 약 4명을 대체한다는 자체 수치를 근거로 들었다. 대신 자율주행차도 인간 기사와 같은 라이드셰어 네트워크 안에서 운행하도록 하는 대안을 로비하고 있다.
노조가 지키려는 것과 우버가 지키려는 것은 서로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둘 다 이 법안에 반대표를 던지고 있는 셈이다.
뉴욕은 두 달 만에 접었다 — DC도 그 길을 갈까
DC의 실험이 처음은 아니다. 뉴욕주 캐시 호컬 주지사는 2026년 1월 뉴욕시 바깥 지역에 한해 로보택시 면허를 허용하고 관련 수수료를 물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노동계 반발에 부딪혀 2월에 이 구상을 접었다. 주지사실은 “지지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DC 법안은 아직 이 갈림길 앞에 서 있다. 서면 기록 접수는 7월 27일까지 열려 있고, 위원회 표결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같은 시기 웨이모는 새로 160억 달러를 유치해 기업가치 1,26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채 일 년 반도 안 돼 몸값이 세 배 가까이 뛴 셈이다.
웨이모는 이미 여러 도시에서 로보택시 수천 대를 굴리며 새 도시로 발을 넓히고 있다(구체적 도시·대수는 References 참조). DC의 세금 설계가 겨누는 상대는 이렇게 몸집을 불려가는 산업이다.

️ 정책 관찰 포인트와 사회적 영향
DC 방식은 허가(진입장벽)와 재정(세금)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규제다. 다른 도시가 로보택시 법을 설계할 때 참고할 첫 구체적 모델이 될 수 있다. 다만 뉴욕 사례가 보여주듯, 세부 수치보다 “누가 손해를 보는가"라는 정치적 프레임이 표결 결과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사업 기회·위협과 투자 관찰 포인트
신청비·허가비를 합쳐 600만 달러, 여기에 마일당 15센트 세금까지 더해지는 진입 비용 구조는 자본력이 약한 신생 업체보다 대규모 투자를 이미 유치한 선두 업체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웨이모의 1,260억 달러 기업가치가 이 구도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규제 실험은 통과와 철회, 둘 다에서 배운다
DC 의회가 던진 질문은 하나다. 자동화의 청구서를 누가, 얼마나, 무엇을 위해 지불하는가. 법안이 통과되면 다른 도시가 참조할 구체적 숫자가 생긴다. 뉴욕처럼 철회되더라도 어디서 정치적 저항이 시작되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남는다.
⏰ 다음 확인 시점 — 서면 기록 접수 마감일인 2026년 7월 27일과, 그 이후 잡힐 위원회 표결(마크업) 일정.
확인할 지표 — 마일당 15센트 VMT세율과 600만 달러 진입 비용이 표결 과정에서 낮아지는지, 노조가 요구하는 추가 노동 보호 조항이 반영되는지.
이 신호가 죽는 조건 — 뉴욕처럼 노동계·업계 양쪽의 반발이 겹쳐 법안 자체가 철회되거나, 세제 대신 순수 규제(대수 제한·안전 기준)로만 축소될 경우.
생각해볼 질문
자율주행차가 당신이 사는 동네에 들어온다면, 그 비용은 누가 내야 할까? 세금으로 걷어 재취업을 돕는 방식과, 아예 도입을 늦추는 방식 중 어느 쪽이 더 공정하게 느껴지는지 생각해보자.
택시나 배달 등 운전으로 생계를 잇는 가족이나 지인이 있다면, 이런 법안이 그들의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구체적으로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재취업 프로그램이라는 말이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함께 따져볼 만하다.
주목해야 할 것들
미래 신호 — DC 법안이 통과되면 ‘허가비+주행거리세’ 조합이 미국 다른 도시로 확산될 수 있는 최초의 구체적 템플릿이 된다.
⚖️ 분기점 — 노조가 요구하는 추가 노동 보호 조항이 최종안에 담기느냐가 통과 여부를 가를 변수다. 담기면 웨이모 등 업계가 반발할 가능성이 있고, 빠지면 노조가 뉴욕처럼 반대 캠페인을 강화할 수 있다.
연결 이슈 — 뉴욕주의 로보택시 면허 구상 철회(2026년 2월)는 DC 법안의 정치적 리스크를 가늠하는 참조 사례로 계속 따라다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