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맬서스는 역사상 가장 화려하게 틀린 예언자다. 그는 인류가 기하급수적 번식 본능 때문에 필연적으로 굶주림의 늪에 빠질 것이라 경고했지만, 우리는 비만을 걱정하며 남은 음식을 쓰레기통에 버린다. 산업혁명과 녹색혁명은 그의 ‘인구론’을 비웃듯 인류를 기아(Famine)에서 구원했다. 그러나 2026년 오늘, 그의 유령은 다시 부활하고 있다. 단지 그 대상이 ‘밀(Wheat)‘에서 ‘와트 …
“콜럼버스는 신대륙을 찾으려 배를 탔지만, 메르시에는 신세계를 찾으려 잠에 들었다.” 루이 세바스티앙 메르시에(Louis-Sébastien Mercier, 1740-1814)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름이다. 하지만 그는 미래학의 역사에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이뤄낸 인물이다. 그 이전까지 토머스 모어를 비롯한 몽상가들은 이상향을 지도 어딘가에 있는 ‘섬(Space)‘으로 그렸다. 갈 수 없기에 …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기 직전, 도망자 신세로 숨어 지내던 한 남자가 펜을 들어 인류의 ‘무한한 진보’를 상상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마르키 드 콘도르세는 미래를 단순히 다가올 시간으로 보지 않고, 이성과 과학을 통해 인류가 도달해야 할 ‘도덕적·지적 완성’의 종착역으로 정의한 최초의 근대적 미래학자이다. 21세기 생성형 AI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특이점’을 논하 …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가, 아니면 보고 싶은 대로 보는가?” 프랜시스 베이컨은 영국의 대법관이자 뇌물 수수 혐의로 탄핵당한 타락한 정치인이었지만, 지성사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라는 거인의 목을 벤 혁명가였다. 그는 1620년, 인간의 지성이 가진 4가지 치명적인 버그(Idols, 우상)를 지적하며, “데이터 없는 논리는 망상"이라고 일갈했다. 오늘날 우리가 ‘빅데이터’나 ‘증거 기반 …
“유토피아(Utopia)는 ‘없는 장소(No-place)‘인가, 아니면 ‘좋은 장소(Good-place)‘인가?” 토머스 모어는 런던의 유능한 변호사이자 헨리 8세의 대법관이었지만, 그의 진짜 정체는 역사상 최초의 ‘시스템 설계자’였다. 그는 500년 전, 사유재산이 폐지되고 모든 시민이 하루 6시간만 일하며, 나머지는 지적 탐구에 쏟는 사회를 정교하게 설계했다. 당시엔 몽상이었지만, 범용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