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기후변화 사무총장이 에너지 전환을 국가안보 전략의 핵심이라고 못 박았다. 온실가스 감축량이 아니라 화석연료 수입 청구서가 설득의 근거로 올라섰다. 에너지의 94%를 사 오는 한국은 이 논리의 최대 수혜자이자 최대 시험대다. 같은 해, 같은 단어가 정반대를 가리켰다 2026년 3월 11일,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비축해 둔 석유 4억 배럴을 시장에 풀기로 합의했다. 기구가 생긴 …
EU가 6개월 새 인도네시아·인도·베트남과 잇달아 무역·안보 협정을 맺으며 ‘헤징 네트워크’를 짜고 있다 안보동맹이 아니라 니켈·관세·전략동반자관계로 미중 사이 중견국을 엮는 새로운 방식이다 한국도 이미 이 네트워크의 한 축이며, 방산·핵심광물 협력 확대가 눈앞의 선택지로 떠올랐다 “우리는 봉신이 되지 않는다” — 연세대에서 나온 한 문장 2026년 4월 3일,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
인도가 반도체 공장 3곳을 가동하기 시작한 바로 그 주, 아마존은 자기 역사상 가장 큰 해외투자를 이 나라에 걸었다. 공급과 수요가 같은 시간에 같은 나라로 몰리는 이 우연 같은 동시성은, 사실 5년 전부터 짜여 있던 계획의 결과다. 트윗 한 줄과 172억달러 사이 2026년 6월 25일,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난 아마존 최고경영자 앤디 재시는 회동 직후 짧은 글을 남겼다. …
AI 규제의 무게중심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구속력 없는 가이드라인에 머물던 아시아 AI 거버넌스가 2026년 초 단 한 분기 만에 법적 구속력을 갖춘 규제 체계로 변모했다. 이 전환을 주도한 것은 EU도 미국도 아닌, 베트남과 싱가포르였다. 모두가 유럽을 바라볼 때, 아시아가 먼저 움직였다 2026년 1월 22일,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 무대에 싱가포르 정보통신미디어개발청 …
2026년 6월 4일, 미국 에너지부(DOE)가 일본을 제네시스 미션의 ‘첫 국제 파트너’로 호명한 것은 외교 이벤트가 아니다. 40년간 기초과학·정밀공학·첨단소재에 쌓아온 투자가 기술 동맹의 ‘좌석’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한국이 반도체 이후를 준비한다고 말한다면, 먼저 이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같은 동맹, 다른 좌석 — 제네시스 미션이 한국에 보낸 신호 2026년 6월 4일, 미국 에너지 …
자율전쟁은 미래 개념이 아닌 현재 예산이 됐다. 더 정확히 말하면, 예산이 그 개념을 교리로 만들었다. 전쟁을 AI에 맡기는 대가가 무엇인지를 아직 묻지 않은 채. $546억이 선언한 것 — 자율무기는 ‘언젠가’에서 ‘지금’이 됐다 2026년 4월, 미국 합참의장 Gen. Dan Caine는 밴더빌트 컨퍼런스 연단에서 짧은 문장을 남겼다. “자율무기는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의 핵심이자 필수 요 …
2026년 1월 14일, 같은 날 워싱턴에서 두 가지 상반된 결정이 내려졌다. 미국 상무부 산업보안국(BIS)은 엔비디아 H200과 AMD MI325X급 AI 반도체의 대중(對中) 수출 정책을 바꿨다. 종전의 ‘거부 추정’에서 ‘사안별 심사’로. 봉쇄의 문을 살짝 열었다. 같은 날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제232조를 발동해 첨단 반도체 수입품에 25% 관세와 50% 물량 상한을 동시에 부과하는 …
지구 온난화를 막겠다며 전 세계 수뇌부들이 모여 국가별 감축 목표(NDC) 서명판에 서명하던 추상적인 외교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제7차 평가주기(AR7)의 핵심 마일스톤으로 ‘도시와 기후변화 특별보고서’ 로드맵을 가동한 것은 선언을 넘어선 물리적 강제의 시작을 의미한다. 기후 재난의 최대 주범이면서 동시에 가장 취약한 표적이 된 도시의 아스 …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한 두 고래의 싸움터에서 생존을 도모하던 중견 국가들이 마침내 독자적인 방수벽을 세우기 시작했다. 일본과 EU의 ‘컴페티티브니스 얼라이언스(Competitiveness Alliance)’ 공식화는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첨단 기술과 우주 영토에서 특정 강대국에 뇌를 저당 잡히지 않겠다는 ‘기술 주권(Sovereign Tech)’ 선언이다. 양극화된 세계 질서 속에서 …
국가 기초과학 연구 자금의 물줄기가 ‘진리 탐구’에서 ‘시장 독점’으로 급격히 틀어지고 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이번 발표는 단순한 예산 증액이 아니다. 연구실의 성공 척도를 학술지의 권위가 아닌 벤처 캐피털의 투자 유치 금액으로 바꾸겠다는, 공공 R&D 거버넌스의 문명사적 대전환이다. 안락한 상아탑의 방패였던 ‘논문’의 시대가 저문다 미국 기초과학 연구의 버팀목이던 미국 국립과학 …
전쟁의 역사는 ‘방아쇠를 당기는 손’의 역사였다. 하지만 미 국방부의 이번 예산 요청은 그 손을 알고리즘으로 바꾸겠다는 노골적인 선언이다. 237배라는 경이로운 증액 수치는 단순히 무기를 더 사는 것이 아니라, 전쟁의 ‘결정 권한’ 자체를 기계에 이양하는 시스템 전환을 의미한다. 우리는 지금 인간의 판단 속도가 전술적 결함이 되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실리콘 병사를 위한 540억 달러의 선 …
유럽이 드디어 ‘기술 주권’이라는 추상적인 구호에 날카로운 이빨을 달았다. 그 핵심은 ‘돈’이다. 단순히 보조금을 주는 것을 넘어, 유럽의 돈을 받은 기업은 유럽의 통제권 아래 두겠다는 ‘전략적 가두리’ 전략이 시작됐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의 ‘제3의 길’을 찾는 한국에게 위기이자, 동시에 기술 협력의 새로운 문법을 요구하는 신호다. 혁신의 훈장인가, 자본의 황금 수갑인 …
인공지능이라는 가장 비물질적인 혁신이, 역설적으로 가장 무겁고 거대한 물리적 인프라를 요구하고 있다. 지금 거대 자본은 똑똑한 칩을 넘어, 그 칩을 꽂을 ‘콘크리트와 전선’을 독점하려 움직인다. 보이지 않는 지능을 향한 가장 무거운 투자 2026년 4월 21일, 스웨덴의 거대 사모펀드 EQT는 100조 원 규모의 디지털 및 에너지 자산을 통합하는 ‘AI 인프라 전략’을 공식 출범했다. 눈에 …
인류가 수십 년간 쌓아 올린 디지털 금고의 열쇠가 유통기한을 다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양자 컴퓨터의 해킹을 막을 새로운 암호 표준을 확정하면서, 전 세계 모든 정부와 기업, 그리고 비트코인 네트워크까지 기존 암호를 찾아내 통째로 교체해야 하는 사상 초유의 과제를 안게 되었다. 무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적들은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데이터를 훔치고 있다. 암호 체계를 …
유럽 산업의 운명을 가를 산업가속화법(IAA)의 제정 과정에서 폐쇄적인 ‘Made in Europe’과 개방적인 ‘Made with Europe’의 노선 투쟁이 격화되고 있다. 한국은 유럽의 청정 전환 딜레마를 파고들어,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로서 이 거대한 요새의 도개교를 내려야 할 결정적 시점을 맞이했다. 전치사 하나의 전쟁, In과 With 2026년 3월 4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
미국 국방부의 자금줄이 록히드마틴 등 전통적인 하드웨어 방위산업체에서 실리콘밸리의 AI 스타트업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무기 체계의 핵심 가치가 ‘껍데기’에서 ‘두뇌’로 전환되며, 글로벌 국방 조달 시장의 룰이 완전히 재편되는 시스템 전환의 변곡점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코딩된 무기들 21세기의 가장 치명적인 무기는 더 이상 국방부의 비밀 지하 벙커에서 수십 년에 걸쳐 주조되지 않는다. …
2026년 2월 영국 채텀하우스(Chatham House)가 발간한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이 양분한 인공지능 패권 속에서 한국, 캐나다, 호주 등 중견국(Middle Powers)이 직면한 치명적인 종속의 위험을 경고한다. 흥미로운 점은 해결책이 ‘독자적인 100% 국산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글로벌 AI 생태계의 가장 큰 병목인 ‘컴퓨팅 연산력(Compute)‘의 한계를 인정한 중견국들은 이 …
2026년 2월 미국 노동부(DOL)가 사상 최초로 발표한 ‘AI 인력 리터러시 가이드라인’은 단순한 기술 권고안이 아니다. 이는 AI 활용 능력을 현대 사회의 기초적인 ‘읽고 쓰기(Literacy)’ 역량으로 공식화한 국가적 선언이자, 연방 지원금을 무기로 기업과 교육계의 재교육(Reskilling) 의무를 강제하는 거대한 시스템 전환이다. 모든 지식 노동자가 기계의 조작자를 넘어 통제관으 …
‘광복100년 국민동행’ 제안문 통합과 희망의 대한민국 ‘포용’과 ‘공존’으로 여는 지속가능한 미래 ‘광복100년 국민동행’을 제안하며 오늘 우리는 1919년 3월 1일, 남과 북, 해외 동포, 종교와 이념, 세대와 계층을 넘어 한마음으로 독립의 깃발을 들었던 선조들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3·1운동의 이 빛나는 통합과 저항의 정신을 이어받아 다가오는 광복 100년의 …
광복 100주년이 되는 2045년을 앞두고, 단기적인 진영 논리와 혐오를 극복하고 시민 주도의 장기적 국가 미래 비전을 수립하기 위해 보수와 진보를 망라한 각계 원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인구 구조 변화와 인공지능(AI) 기술 혁명 등 거대한 복합 위기가 도래한 가운데, 이들은 포용과 공존, 절제의 가치를 내걸고 과거 정부 주도의 하향식(Top-down) 방식을 넘어선 범국민적 ‘열린 공론장 …